자브라 엘리트 65t 리뷰

Jabra Elite 65t

 

완전 무선 이어폰은 음악이 잘 끊긴다? 물론 많은 제품들이 그런 현상을 보여줬었다. 그러나 자브라 제품의 경우 상당히 안정적인 모습이어서 인상에 깊게 남았다. 그래서인지 엘리트 스포츠는 꽤 많은 인기를 끌었었지. 이번에 출시된 엘리트 65t는 엘리트 스포츠의 직속 후배는 아니지만, 동문 후배 정도라고 할 수 있는 녀석이다.

 

 

주요 포인트

– 유닛 형태 : 인이어, 커널형
– 블루투스 : v5.0
– 지원 프로필 : Headset profile v1.2, hands free profile v1.7, A2DP v1.3, AVRCP v1.6, PBAP v1.1
– 무게 : 좌측 이어버드 6.5g, 우측 이어버드 5.8g, 충전 케이스 67g
– 배터리 : 이어버드 단독 플레잉 타임 5시간, 케이스로 추가 2회 완충 가능
– 방수 : IP55
– 가격 : 239,000원 (pick 기준)

 

 

사라진 피트니스 기능

엘리트 스포츠와 비교를 안 할 수가 없다. 우선 가격이 좀 싸졌다. 엘리트 스포츠 4.5 제품을 기준으로 약 6만 원 정도가 싸다. 왜 그런가 하니, 운동과 관련된 기능이 빠졌기 때문이다. 엘리트 스포츠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스마트폰에 전용 앱을 깔고 운동 모드를 시작하면 코치처럼 윗몸일으키기 개수도 세어주고 데이터를 관리해주던 그 기능은 이제 없다. 운동에 대해 도움을 많이 받던 사람들에게는 아쉽겠지만, 나는 어차피 이어폰 끼우고 운동을 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으니 상관 없다.

 

 

사이버 밀레니엄 디자인

엘리트 스포츠는 운동에 최적화되도록 설계된 이유에선지, 실리콘 고무 촉감의 표면을 비롯해 월등한 방수 능력을 자랑했었다. 러기드 스마트폰을 보는 느낌이었달까? 그런데 엘리트 65t는 사뭇 다르다. 마치 1999년 세기말 당시의 혼란스러움과 미래도시 지향적인 이미지가 컨셉이었나 싶다. 그래도 이어버드 무게는 여전히 가볍다. 방심했다간 귀에 끼우기도 전에 휘리릭 공중을 날아갈지도 모를 정도로 가볍다. 유닛 크기는 살짝 큰 편이다.

 

 

케이스가 왜 이래

엘리트 스포츠의 케이스는 뻑뻑한 반지 케이스를 연상시켰는데, 엘리트 65t의 케이스는 그것과 달리 저가형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속이 텅 빈 플라스틱 느낌이 많이 난다. 심지어 이어버드를 끼울 때 그 흔한 자석도 들어있지 않아서 제대로 하지 않으면 탈출하여 데구르르 굴러다니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열고 닫을 때도 어딘가 허전한 느낌이 든다. 보이지 않는 원가 절감의 흔적일까? 그래도 충전은 잘 되고, 작아서 갖고 다니기 편하니 그걸로 됐다. 케이스보다 중요한 건 이어버드니까.

 

 

음질에 박수를, 안정성에 갈채를

엘리트 스포츠의 음색은 강력한 부스트의 저음과 함께 고음도 팍팍 강조되어 있었다. 일반적으로 V자형의 이퀄라이저. 외부에서 듣기에 그럭저럭 괜찮은 느낌. 그런데 엘리트 65t의 음색은 좀 달랐다. 다이어트를 해서 군살을 쏙 빼고 피부과에서 일주일에 두 번씩 케어를 받은 듯 매끈하고 세련된 인상이다. 물론 저음과 고음이 살짝은 강조되어 있는 느낌인데, 상당히 자연스럽고 멀끔하다. 그리고 사운드플러스 앱을 다운로드 받으면 이퀄라이저를 5밴드에서 조절할 수 있는데 이게 상당히 꿀 기능이다. 변화폭을 잘 받아들이고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음색이 조절된다. 역시 이어폰의 기본은 음질. 내 기준으로 엘리트 65t는 완전 무선 이어폰 중에서 손가락 두 개 안에 꼽을 정도로 만족감을 줬다. 다른 하나는 바로 뱅앤올룹슨의 베오플레이 E8.

 

통화 품질도 매끈하다. 차가 많이 다니는 길거리를 걸어다니며 전화를 해도 소통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고 상대방 목소리도 깨끗하게 들렸다. 그리고 연결성도 걱정할 것 없다. 엘리트 스포츠의 그것처럼, 제품을 사용해본 일주일 사이에 음악이 끊기거나 튀는 현상은 딱 한 번 발생했다. 매우 양호.

 

 

세 가지가 편했다

우선 착용감. 역시 보청기 만들던 자브라답다. 편하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돌아와 씻은 후 이불 속에 쏙 누울 때처럼 귀 안에 싹 들어와서 폭 하고 꽂혀 있다. 엘리트 스포츠도 편하긴 했었지만, 비닐백에 패딩을 우겨 넣는 것처럼 귀에 꽉꽉 끼우던 그 느낌에 처음엔 이물감이 좀 있었는데, 엘리트 65t는 그런 거 없다. 아주 편하다. 편하고 안정적이다.

 

그리고 이것저것 사용하기에도 편하다. 동시에 2대의 기기에 페어링 할 수도 있고, 한 번 연결해 놓으면 다음에 케이스 뚜껑을 열고 귀에 꽂는 순간 연결이 이미 끝나있다. 귀에서 이어버드를 빼면(정확히는 양쪽 이어버드의 거리가 멀어지면) 재생 중이던 음악이 자동으로 멈추는 것도 편하다.

 

히어스루 기능도 충분히 쓸만하다. 오른쪽 버튼을 두 번 누르면 기능이 작동하며 주위의 소리를 증폭시켜 들려준다. 이어폰을 꽂은 채로 듣는 외부 소리는 그닥 자연스럽진 않아도 충분히 잘 들리는 수준인데, 시끄러운 소음이 많은 저음역대 소리보다 사람 목소리 같은 중고음역을 더 잘 들려줘서 좋다. 참, 버튼감도 훨씬 가벼워져서 누르기 편해졌다(그와 동시에 저렴한 느낌이 커지긴 했지만).

 

배터리도 여전히 오래 가는 편이다. 이어버드로만 5시간 정도. 체감적으로 4시간을 훌쩍 넘긴다. 케이스로 완충 2번도 추가로 가능하다. 엘리트 스포츠가 워낙 괴물이었던지라 그에 비하면 배터리 타임이 좀 줄었지만 충분한 수준.

 

 

두 가지가 불편했다

문득 노이즈 캔슬링이 없다는 게 아쉬워졌다. 물론 차음성이 괜찮은 편이라 엄청난 불편함까지는 아니었다. 그리고 오른쪽 이어버드의 버튼으로는 재생, 정지, 통화, 음성 어시스턴트, 히어스루를 작동시킬 수 있고 왼쪽은 볼륨을 조절할 수 있다. 트랙 이동은 없지만 익숙해지니 나름대로 괜찮은 인터페이스다. (※ 수정: 왼쪽 이어버드의 볼륨 +/-를 각각 길게 눌러 트랙 이동이 가능함)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영상이나 게임을 즐길 때 사운드 딜레이가 아주 살짝 있다. 음악만 들을 때는 몰랐지만 영상과 사운드의 싱크가 미묘하게 맞지 않는다는 걸 알아챈 순간 김이 좀 샜다.

 

 

결론

자브라 엘리트 65t는 피트니스 기능을 잘 써먹어오던 이에게는 살짝 아쉬움이 남을 만한 제품. 그것만 아니라면 단연 최상위급 완전 무선 이어폰임에 틀림 없다고 생각한다. 20만원 초반의 예산을 갖고 있다면 구매를 추천.

 

 

장점
– 가뿐해진 착용감
– 청명해진 음질
– 이퀄라이저, 각종 편의 설정이 가능한 앱
– 오래 가는 배터리
단점
– 약간 경박스러운 느낌의 충전 케이스. 포스가 좀 줄어들었다.
– 노이즈 캔슬링 기능 부재에 대한 약간의 아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