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X를 f(x)상자에 넣으면 Y가 된다는 함수를 배우기 시작하며 수포자의 길을 걷게 된 저는 늘 이렇게 외쳐왔습니다. ‘수학자 될 것도 아닌데 더하기 빼기 곱하기 나누기만 알면 사는데 아무 지장이 없다.’ 물론 그 사칙연산마저 정확하지 않을 때가 있긴 합니다만, 다행히 일상에서 근의 공식이나 코사인을 쓸 만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기에 어릴 적의 선견지명을 자랑스레 생각합니다.
사칙연산만 할 줄 알면 다 된다는 법칙은 저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나 봅니다. 더하기 빼기가 자유로운 백팩, 프로젝트 나인도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프로젝트 나인은 ‘가방이 필요한 여정’에 집중했습니다. 수많은 서포터와 소통하고, 가방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을 관찰했죠. 그들이 들고 다니는 가방은 길거나 짧은 시간의 여정에 따라 변화했고, 그에 맞는 단 하나의 가방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구조와 공간을 탐구했습니다.
그 결과, 더하기와 빼기가 자유로운 백팩이 탄생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틀은 2가지입니다. 순수하게 필요한 기능을 담은 나인 백팩과 일곱가지 가방을 하나에 담은 세븐 백입니다.
먼저 나인 백팩입니다. 나인 백팩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서로의 공간에 영향을 주지 않기’ 입니다. 부담스럽지도 답답하지도 않은 일반 백팩의 크기지만 공간을 디테일하게 나누어 자잘한 짐까지 효율적으로 보관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원피스에 나오는 고무고무팔처럼 짐의 부피에 따라 최대 50%까지 공간을 넓힐 수도 있죠.
세븐 백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든 7개의 가방을 하나로 만든, 트랜스포머같은 가방입니다. 백팩부터 힙색, 클러치, 크로스백 등 쓰임새에 맞게 다양한 형태로 활용할 수 있죠. 나인 백팩과 마찬가지로 공간을 치밀하게 설계했습니다. USB 외부 연결단자까지 장착해 빈틈없이 만들었죠.
짧은 출장을 가거나 간단히 외출을 할 때는 두 가방을 상황에 맞게 들고 다니면 됩니다. 하지만 다소 긴 여행을 떠나야 할 땐? 일 년에 몇 번 떠나지도 않는 여행을 위해 가방 하나를 더 사기보다 예쁜 옷 한 벌 더 가져가고 싶은 우리를 위해 기글은 두 가방을 합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프로젝트 나인입니다.
나인 백팩과 세븐 백에는 두 가방을 서로 합칠 수 있는 플라스틱 버클이 있습니다. ‘나 버클이야!’ 시끄러운 존재감을 뽐내지 않도록 평소에는 숨겨놓았다가 긴 여행을 떠나거나 많은 짐을 들고 가야할 일이 생길 경우, 버클을 이용해 두 가방을 이어 붙이면 됩니다.
내년에는 여기에 카메라나 기타 도구들을 담을 수 있는 가방이 추가로 제작될 듯하니 드래곤볼처럼 가방을 모아 이어 붙이는 재미도 쏠쏠하겠습니다. 프로젝트 나인은 지금 와디즈에서 펀딩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재미와 실용성을 고루 갖춘 백팩을 오픈 3일 만에 500%를 돌파했네요. 사칙연산의 이로움을 확인하고 싶은 분이라면 지금 와디즈에서 프로젝트 나인 영상을 확인해보셔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