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부터 강조되던 인공지능의 약진이 거세다. 대중에게 ‘알파고’로 촉진된 인공지능은 이제 다양한 기기에 적용돼 소비자와 직접 접점을 잇는 추세다. LG전자는 올해 MWC 2018에서 자사의 인공지능 씽큐(ThinQ)를 탑재한 V30S부터 가전 제품을 선보이는 등, 인공지능을 적용하는 데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번엔 가전의 대표주자. TV에 인공지능을 담았다. LG전자는 올레드(OLED)의 뛰어난 화질에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플랫폼인 딥씽큐(DeepThinQ)를 담은 LG 올레드 TV AI ThinQ와 LG 슈퍼 울트라HD TV AI ThinQ를 선보였다. 올레드의 뛰어난 화질에 인공지능을 담아 성능과 편의성에서 기존 제품보다 차원이 다르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인공지능이 TV에서 하는 일

현존하는 ‘스마트 TV’ 제품은 디스플레이에 불과했던 TV에 별도의 OS를 넣어 일부 앱을 실행하거나 다른 기기와 연동하는 데 초점을 맞춘 일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대개 이러한 능력은 꾸준한 지원의 미비로 있느니만 없는 기능으로 전락하기 일쑤였다.

 

 

LG 올레드 TV AI ThinQ에는 인공지능 화질엔진 ‘알파9’이 들어간다. 알파9은 독자 개발한 인공지능으로 입력 영상을 분석해 올레드 TV가 최적의 화질을 표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4단계의 노이즈 제거 과정을 거치며 입력영상의 깨진 부분이나 잡티 제거, 그리고 영상에 줄이 생기는 밴딩 노이즈나 색상의 뭉개짐을 완화한다. 이후, 사물과 배경을 분리해 최적의 명암비와 채도를 찾아 디스플레이 설정을 변경해 선명한 피사체와 뛰어난 원근감을 표현할 수 있다고 한다.

 

 

인공지능의 유무에 따라 눈으로 보는 실제 결과물, 다시 말해 TV 기본기에도 분명한 차이점이 드러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또한 인공지능은 개선의 여지가 많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인공지능 화질엔진은 다양한 학습과정을 거쳐 개선될 예정이고, 더 정확하고 생생한 결과물을 구현할 수 있다.

 

 

뛰어난 편의성

인공지능과 함께 기본적인 이용 편의성 또한 강화됐다. 대표적으로 자연어 음성인식 기능을 활용해 기본적인 TV 제어부터 맞춤 검색까지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다.

 

기존에도 음성 인식 기능은 있었으나, 인공지능이 기본이 된 기능이 아니라 검색 결과의 정확도나 음성 인식 민감도에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이 부분을 인공지능으로 대체해 더 빠르고, 정확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제 인공지능 TV에서 특정한 프로그램, 장르 검색을 요청하면 TV 프로그램, 유튜브, 이용하는 VOD 서비스에서 통합 검색한 내용을 볼 수 있다. 또한, 인터넷 검색 사이트에서 검색한 결과물도 함께 띄워줘 굳이 개인화 기기를 꺼내들 필요가 없다.

 

 

TV리모컨을 활용해 실행해야 했던 기능, 혹은 TV리모컨으로 할 수 없던 기능도 음성인식을 통해 조절할 수 있다. 현재 보고 있는 프로그램이 끝나면 TV를 끄기라든지, 외부 입력 단자로 연결한 멀티미디어 기기로 전환을 버튼을 여러 번 누르는 대신 마이크 버튼과 함께 음성으로 조작할 수 있어, 더욱 편리하게 조작할 수 있다.

 

 

특히 스마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가 쉽게 조작할 수 있어, 직관성이 훨씬 뛰어나다.

 

 

인공지능의 한계와 개선점

인공지능이 들어간 TV. 소개 문구를 들었을 때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걱정이 앞섰음을 부정하지 않겠다. 인공지능이라는 달콤한 소재를 채용했으나, 이를 그저 장식용으로만 써먹진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었다. 케이크 위에 얹은 체리 같달까? 그리고 실제로 살펴본 LG 올레드 TV AI ThinQ에는 분명히 현재 인공지능 기술의 한계가 있었다.

 

대표적인 문제가 성문 인식이다. 목소리로 현재 발화자가 누구인지 분별할 수 있는 기능이다. 현재 출시한 기기는 개인화 기기에 주로 탑재해 이용자를 분류해야 할 필요가 없었다면, TV처럼 가족 단위로 활용하는 기기는 인공지능 기반의 추천을 하기 전 시청자가 누구인지 인지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아이가 키즈 콘텐츠를 자주 봤다고 퇴근한 아버지가 아기 상어를 들을 필요는 없으니까 말이다. 뚜루루뚜루~

 

또한, 성문 인식은 기기의 오작동을 방지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공지능 스피커를 TV 근처에 두면 갑자기 혼자 대답하고 노래를 틀거나, 동문서답하는 일이 생긴다. 인공지능 스피커 OS가 이용자를 가리지 못해 생기는 문제다.

 

 

현재 LG 올레드 TV AI ThinQ는 리모콘을 이용해서만 인공지능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으며, 성문 인식 기술은 꾸준히 개선 후 활용할 수준이 되면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자연어를 인식하는 능력은 뛰어나지만, 이 결과를 바탕으로 한 단계 더 진행할 수 없는 점도 아쉬웠다. ‘화맥’을 제대로 짚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언제나 인공지능은 한 단계에서 끝날 수 있는 대화밖에 할 수 없으며, 이 역시 개선을 위해 준비 중이라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또한, 현재 콘텐츠 공급자의 문제도 있다. 많은 이용자가 공중파만 시청하는 게 아니라 IPTV를 이용해 다양한 콘텐츠를 시청한다. 이렇게 들어온 데이터는 어떻게 학습할 것인지에 관한 내용도 짚어봐야 할 점이다. 다양한 업체와 협업을 준비 중이라고 하나 정확한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

 

앞선 문제는 LG전자에서도 인지하고 있으며, 인공지능 OS를 꾸준히 개발, 발전하겠다고 한다. TV를 시작으로 다양한 가전과 연계하겠다고 하니, 주목해 볼 만한 부분이다.

 

잠깐의 시연과 체험으로 인공지능의 성공을 점쳐보기엔 아직 이르다. 첫 스타트를 뀄다는 점에선 나쁘지 않다고 평하고 싶다. 이제 남은 것은 인공지능 생태계를 이루려는 LG전자의 의지와 지속적인 관리다.

 

 

LG 올레드 TV는 77인치부터 55인치까지 출시하며, 출하가는 2천4백만원부터 3백만원까지 다양하게 구성됐다. 가격 문제는 소비자가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에 따라 다른 문제라는 LG전자의 설명처럼, 소비자가 기꺼이 돈 주고 살 만한 제품을 만들었는지는 이제 소비자 판단에 달린 문제다.

인공지능이 우리 삶에 이렇게 젖어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