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및 실내 한정 아이템

헤드폰은 사실 애매한 물건입니다.
이어폰보다 부피도 크고, 오래 들으면 귀에 땀나는 것 같고 그렇죠.
그럼에도 이어폰보다 월등한 하드웨어로 깊이 있는 소리를 들려주는 헤드폰은
요즘 같이 추울 때 쓰기 딱 좋은 물건입니다.
오래 들어도 땀 안 나고,
귀마개로도 겸사겸사.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

리브라톤의 무선 헤드폰을 하나 써봤습니다.
이름은 큐 어댑트 온이어(Libratone Q Adapt On-Ear).
그냥 ‘온이어’라고 부르면 되겠습니다.
지난 번 리브라톤 블루투스 스피커를 사용해보면서 느꼈던 긍정적인 인상들이 이 헤드폰에도 그대로 전해집니다.
탄탄하게 마감된 패브릭의 헤드밴드.
절제되어 뻗어있는 스틸 이음새.
그 와중에 무광 플라스틱의 이어컵은 왠지 살짝 아쉽긴 합니다만
어쨌든 컬러감도 무난하고 디자인 자체는 참 심플하고 예쁩니다.
저만 그렇게 느끼는지는 모르겠으나, 뱅앤올룹슨 제품과도 겨뤄볼 만한 디자인이라 생각이 되네요.

 

 

안 편하게 생겼는데 편안하네

귀 위에 살짝 얹히는 온이어 형태.
개인적으로는 오버이어 헤드폰을 더 좋아하는데요.
온이어의 착용감은 어색하긴 하지만, 나쁘지 않습니다.
부드러운 가죽과 메모리폼을 떠올리게 하는 말랑한 쿠션이 편안합니다. 밀폐력도 좋고요.
오래 들어도 딱히 귀가 압박 받는다는 느낌은 없었죠.
물론 오버이어 헤드폰 만큼은 아닙니다만.

 

 

생긴 건 온화한데 의외로 뻣뻣하다는 느낌

머리에 맞게 크기 조절은 가능하지만 헤드밴드나 구조 자체가 유연하진 않습니다.
이어컵은 90도 이상 회전을 하긴 하지만 접히지는 않습니다.
생긴 건 온화한데 의외로 뻣뻣하다는 느낌.
휴대성보다는 고고하게 자태를 지켜내겠다는 고집이 느껴진달까요.
그래도 무게 200g 정도라 휴대할 때 부담은 없습니다.

 

 

소음을 마시는 새

가장 큰 특징은 역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입니다.
리브라톤은 이걸 CityMix라고 부르네요.
저는 꿋꿋하게 노이즈 캔슬링이라고 부르렵니다.
성능 자체는 상당합니다.
소음 차단 강도가 1~4단계로 나뉘어 있고 4단계가 가장 소음을 많이 차단해줍니다.
소리가 차단될 때 느껴지는 먹먹함도 나름 자연스럽습니다.
사람 많은 길거리와 대중교통에서도 음악 몰입도가 올라갑니다.
사실 저에게 단계별 노캔은 필요 없었습니다.
무조건 4단계로 소음을 빡시게 지워버리는 겁니다.
최고 레벨로 가즈아~!

 

 

소리가 너무 안 들려도 위험한 거 아닌가

오른쪽 이어컵을 손바닥 전체로 감싸듯이 가리면 Hush 기능이 작동됩니다.
음악은 멈추고 주변 소리가 쿠와앙 들려오죠. 좋습니다.
뱅앤올룹슨의 트랜스패런시, 자브라의 히어스루 같은 딱 그런 기능입니다.
소음 상쇄가 있다면 증폭도 있는 법.
그래도 주변 소리를 더 확실히 들어야 할 때는 그냥 헤드폰을 벗어버립니다.
음악은 자동으로 멈춰주고, 다시 착용하면 그 때 또 자동으로 재생되죠.
똑똑합니다. 새대가리라고 욕할 게 아닙니다.

 

 

터치 마 바레

버튼이 단 2개밖에 없습니다.
왼쪽에 전원 버튼, 오른쪽에 노이즈 캔슬링(및 페어링) 버튼.
나머지는 오른쪽의 새를 터치하고 문질러서 조작하는데요.
이 터치감이 좀 애매합니다.
볼륨 조절은 부드럽게 문질러도 잘 인식하는데,
터치를 할 때는 ‘톡톡’이 아니고
툭툭, 버튼 누르듯이 정확히 꾹꾹 압박해야 인식합니다.
처음에 연습이 좀 필요합니다.

 

 

꾀꼬리는 아니지만

온이어의 음색은 전체적으로 책색이 과해지지 않도록 노력한 듯 보이는데요.
적당한 울림을 가지면서도 밀도 높은 저음과 자연스러운 느낌의 중고음역이 펼쳐집니다.
고음역은 최대한 자극적이지 않도록 표현되죠.
소리의 해상도, 분리도도 상당합니다.
전체적인 인상으로는 꾀꼬리 같이 맑게 지저귀는 느낌이라기 보다 뻐꾸기처럼 힘이 느껴지는 톤입니다.
육중한 비트에서부터 간질간질한 소품곡까지 여러 장르에 무난하게 잘 어울리니 왠지 앵무새라는 생각도 드네요.

 

 

앱도 까세요

Libratone 앱도 선택이라기 보다는 필수입니다.
노이즈 캔슬링 강도를 쉽게 조절할 수 있고
EQ 프리셋 3가지 중 하나를 지정할 수도 있습니다.
로고 LED가 빛나는 게 좀 부담스럽다면 끄는 것도 가능하고요(LED가 은근히 눈에 잘 띄어서 특히 밤에는 시선이 집중되는 걸 의식할 수 있었습니다).
혹시 헤드폰이 두 대 있다면 같은 노래를 각각 나눠서 들을 수도 있죠.
커플이 쓰라고 만든 기능인가본데
커플은 이어폰을 한 쪽씩 나눠 끼우는 게 진리라고 생각합니다.

 

 

결론

어쨌든 Libratone Q Adapt On-Ear는 꽤 성능 좋고 잘 만들어진 무선 헤드폰입니다.
가격은 299,000원으로, 섣불리 저렴하다고 할 수준은 아닙니다.
하지만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생각했을 때 절대 나쁘지 않습니다.
여기서 10만 원 정도 덜 쓴다고 생각하면 노이즈 캔슬링은 포기해야 하며,
혹은 아예 10만 원 정도 더 보태서 젠하이저 PXC 550이나 소니 WH-1000XM2, 보스 QC35로 확 올라가는 것도 좋겠습니다.

 

 

요약하면 이 헤드폰은 상급의 디자인에 전체적으로 준수한 품질로
공부 잘하는 모범생 같은 이미지의 헤드폰이라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패키지도 독특하고 깔끔해서 선물용으로 괜찮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장점
– 예쁘게 생겼습니다.
– 노이즈 캔슬링은 그 성능이 매우 탁월합니다.
– 착용감이 편안합니다.
– 풍성하고 편안한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 블루투스라 편리하고, 유선 연결도 할 수 있습니다.
단점
– 접을 수 없습니다.
– 터치 제스처에 적응이 좀 필요합니다.
디자인
착용감
노이즈 캔슬링
음질
배터리
박세환
여러분의 잔고를 보호하거나 혹은 바닥낼 자신으로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