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헤드폰을 꼽을 때 빠지지 않는 브랜드 중에 ‘브이모다(V-MODA)’가 있다. 비록 국내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V-MODA는 업계에서 대단한 위엄을 보여주는 브랜드다. CNET을 비롯한 각종 해외 매체들도 눈을 반짝이며 칭찬 세례를 아끼지 않음은 물론, 여러 아티스트들과 DJ가 선호하기도 한다. 설립한지 10년이 좀 넘는 시간 동안 이렇게 세계적으로 성장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단연 헤드폰 본연의 성능인 ‘음질’일 것이다.

 

 

리뷰를 위해 청음했던 Crossfade 2 Wireless는 대단한 음질을 들려줬다. 다만 하이파이 오디오 마니아가 지향하는 소위 ‘플랫’한 소리와는 거리가 좀 있다고 느껴졌다. 묵직한 저음역의 거대한 울림 위로, 생생하게 펄떡이며 바로 앞에서 노래하는 듯한 목소리가 강하게 치고 들어온다. 그리고 그 주위엔 고음역대가 윤기를 반짝이며 황홀하게 스쳐 지나간다. 그야말로 압도되는 기분. 요약하면 중∙고음역대가 조금 더 강조된 V자형 이퀄라이저 형태라 말할 수 있겠다.

 

스테이징도 상당히 넓게 느껴져, 스테레오 분리감 뿐만 아니라 자연스럽게 음악이 흐르는 무대가 그려진다. 해상력도 매우 뛰어나서 코러스가 삼중 사중으로 겹쳤던 후렴구의 노래를 들었을 때, 다른 제품과는 다르게 모두 잘 분리되어 들렸던 점이 놀라웠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필립스 피델리오 X2의 해상력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시키고 저음을 조금 더 맛깔나게 부스트 한 후, 고음역대까지 둥글둥글 부드럽게 도자기를 반죽하듯이 자연스럽게 마무리한 느낌이다. 블루투스 헤드폰임에도 이렇게 뛰어난 튜닝이 가능하다니, 세계적으로 유명할 만하다.

 

 

참고로 동봉된 3.5mm 케이블을 연결해 유선으로 사용하면 40kHz에 이르는 주파수까지 음역대가 확장된다. 물론 나의 귀로는 그 이상 들을 수도 없었고 블루투스 모드였을 때와의 차이점도 구별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케이블에는 마이크와 원버튼 리모컨도 탑재되어 있어서 스마트폰에 사용할 때도 매우 편리했다.

 

 

디자인을 다시금 보니 상당히 개성적이다. 브랜드 명이 커다랗게 새겨져 있는 헤드밴드는 좀 그렇지만, 게임에 등장할 법한 아이템처럼 생겼다. 혹은 고급 게이밍 헤드셋 같기도 하고.

 

 

전원과 블루투스 페어링은 오른쪽 이어컵에 있는 슬라이드 버튼으로 작동시킬 수 있고, 그 위에 3개의 버튼으로 음악 재생과 정지, 볼륨 조절을 할 수 있다. 직관적이고 편리하다.

 

 

밴드의 길이가 조절됨은 물론 안쪽으로 접을 수도 있다. 고정력이 꽤 강한 편이다. 이어컵이 접히는 힌지가 애매하게 생겨서 약하진 않을까 걱정이 되었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이래 뵈도 밀리터리 표준 규격 그 이상의 튼튼한 내구도를 갖췄다. 헤드밴드도 일자에 가깝게 펼쳐진다. 마구 굴리며 사용해도 괜찮다는 뜻이다. 가격을 생각하면 그럴 수 없겠지마는.

 

다만 헤드밴드에서 이어컵으로 연결되는 케이블이 노출되어 있는 부분은 다소 아쉽다. 이어컵을 최대로 펼칠 때 케이블에 충격이 가해지는데 이 부분이 불안해진다.

 

 

착용감은 확실히 편하다. 쿠션이 푹신하고 가죽이 부드럽다. 딱히 투박하다는 생각도 들지 않고, 바깥으로 윤곽이 심하게 튀어나와 보이는 요다 현상도 없다. 그러나 헤드폰 자체가 가벼운 편은 아니다. 약 290g. 손에 들 때도, 목에 걸고 있을 때도 꽤 묵직하게 내려 앉는 느낌이다.

 

 

무선 연결 시 배터리 타임은 스펙 상으로 14시간 연속 재생이다. 20시간이 넘는 다른 제품들이 많아서 비교가 되지만, 체감적으로도 무난한 지속력을 보여줬다. 혹여나 배터리가 다 닳았더라도 케이블을 연결하면 훨씬 고음질을 경험할 수 있으니 그 정도의 번거로움은 감수할 만하다고 느껴졌다.

 

 

전용 케이스 안에 케이블을 정리해 넣어놓을 수 있는 밴드도 잘 마련되어 있어서 딱히 불편하진 않았다.

 

 

그럼 가격을 알아보자. V-MODA의 Crossfade II Wireless 헤드폰의 가격은 45만 원이다. 컬러가 3종류인데, 로즈 골드 모델의 경우에는 AptX 코덱을 지원하는 이유로 인해 3만원이 더 비싼 48만 원이다. 아쉬운 점은 이런 가격이라면 노이즈 캔슬링 기능까지 탑재된 헤드폰도 노려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V-MODA만의 브랜드 파워를 비롯해 특유의 압도적인 고음질을 생각하면 상쇄하지 못하는 느낌은 아니다. 가격에 상관 없이 음질 좋은 유/무선 헤드폰을 찾는다면, 꼭 청음해보길 권하고 싶은 제품이다.

 

 

장점
– 극도로 상쾌한 고음질
– 고급스럽고 개성 있는 디자인
– 착용감이 편안하다.
– 보기와 다르게 튼튼하다.
단점
– 무겁다.
– 헤드밴드와 이어컵을 이어주는 케이블이 노출되어 있다. 은근히 신경 쓰인다.
–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탑재된 제품도 생각해볼 수 있는 수준의 가격
디자인
고음의 상쾌함
저음의 깔끔한 박력
휴대성
편의성
배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