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무선 이어폰 제품이 다양한 가운데, 독보적인 개성을 자랑하는 한 녀석이 눈에 띈다. ‘에어(Air)’라는 제품이다. 제조사는 crazybaby. 이름이 낯익다. 2015년 탄생한 신규 오디오 브랜드인 crazybaby는, 얼리어답터 중에서도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를 통해서 개성 있는 공중 부양 블루투스 스피커 프로젝트를 런칭했었고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뒤 세상에 제품을 선보였다. 그리고 완전 무선 이어폰 Air 역시도 크라우드 펀딩 프로젝트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와 인기에 힘입어 이제 세상에 정식으로 빛을 보게 되었다.

 

 

Air를 담는 케이스는 마치 캡슐처럼 생겼다. 음악으로 마음에 즐거움을 전해주는 약이라고 생각하면 될까? 여는 방식도 독특하다. 뚜껑을 살짝 돌려서 쭉 뽑아내면 자석으로 쫄깃하게 붙어 있는 Air 이어버드의 모습이 드러난다.

 

 

이어버드의 디자인도 부드럽고 군더더기 없다. 로고 자체도 깔끔하게 생긴 덕을 보는 것 같다. 무엇보다 크기가 아주 작다. 지금까지 봐왔던 완전 무선 이어폰 중에서 가장 작은 크기다. 제품 특성상 부품과 배터리를 우겨 넣어야 하기 때문인지 다들 투박하고 큼직했는데, 이 녀석은 좀 다르다. 재질이 유광 플라스틱이라 지문이 잘 묻고 잘 오염된다는 게 굳이 꼽은 단점이라면 단점.

 

 

보기엔 좋았는데, 귀에 끼워보면 어떨까. 봤을 때처럼 착용감도 매우 훌륭했다. 역시 완전 무선 이어폰 중에서 가장 귀에 압박이 덜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착 고정된다. 별다른 이어 가이드도 없는데, 신기하다. 제조사가 모두의 귀에 편안하게 잘 맞도록 무수히 많은 귀 모양을 스캔했다고 하는데 정말 그런 듯하다. 귀 바깥으로 윤곽이 튀어나오지 않아서 프랑켄슈타인처럼 보일 염려도 전혀 없다.

 

차음성도 뛰어나다. 여기에 노이즈 캔슬링 기능도 있었기를 바랬다면, 그건 너무 과한 욕심일 터. 그래도 IP66 등급의 방수 방진 기능까지 갖췄으니 이 정도면 훌륭하다. 운동할 때 땀이 흥건하게 흐르거나, 비가 쏟아지는데 우산이 없을 때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수준이다. 동봉된 실리콘 스포츠 슬리브로 이어폰 전체를 잘 덮어주면 효과가 더 좋다.

 

 

다만 이어버드 각각에 하나씩 탑재된 버튼은 다소 깊게 눌러야 하며 크기가 작아서 손톱으로 누르게 된다. 힘이 들어가기 때문에 조작 시에 귀에 약간 압박감이 있다는 사소한 아쉬움이 있다.

왼쪽 버튼은 전화 수신, 시리 등의 소환이 가능하고 오른쪽 버튼으로는 재생 정지, 트랙 이동을 할 수 있다.

 

 

Air에는 카본 나노 튜브로 제작된 5.2mm 드라이버가 탑재되어 있다. 전체적인 음색은 매우 울림이 크고 중후한 저음 위주의 힘찬 기운이 느껴지는 인상이다. 고음역도 살짝 강조되어 있다. 베이스가 몸 안을 가득 채우고 보컬은 눈 앞에서 크게 부르며 나머지 고음역대는 얼굴 주위에서 간질간질하다. 공간감과 잔향감도 꽤 느껴진다. 워낙 저음의 울림과 타격감이 우퍼처럼 웅장하고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는 느낌이라, 플랫하거나 화사한 고음역대 위주의 음색을 좋아한다면 맞지 않을 수 있겠으나 베이스 드럼의 박진감과 두툼한 울림을 좋아한다면 잘 맞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성향의 음색을 매우 좋아하고 재미를 느끼는 편이다. 특히 저음이 상실되는 야외 환경에서 듣고 다니기에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자체 출력도 상당한 편이라 볼륨 확보도 충분했다.

 

아쉬웠던 점이라면 볼륨이 조절되는 폭이 세밀하지 못하다는 것. 볼륨 한 칸을 키우면 상승하는 음량이 꽤 많다. 덧붙여, 전화 통화 시의 품질이 다소 텁텁하다는 것까지. 참고로 전화 통화 사운드는 왼쪽 이어버드에서만 출력되며, 왼쪽 이어버드는 단독으로 페어링해 사용할 수 있으나 오른쪽 이어버드는 그럴 수 없다.

 

 

음색에 변화를 주고 싶다면, 전용 앱인 ‘crazybaby’를 설치해봐도 좋다. 여러 가지의 이퀄라이저 프리셋을 적용시킬 수 있고 큰 폭으로 조절할 수 있는 10밴드 커스텀 세팅도 있다. 변화무쌍하게 바뀌는 음색이 재미를 느끼게 한다. 간단한 조작 가이드도 확인할 수 있고 뮤직 플레이어도 내장되어 있으며 UI 디자인도 심플하니 괜찮은 수준이다. 다만 이퀄라이저는 다른 음악 앱에서 적용되지 않으며 앱의 초기 로딩에 시간이 몇 초간 소요되는 점은 불편하게 느껴졌다.

 

 

Air 이어버드는 블루투스 v4.2를 지원하는데, 이어버드끼리의 연결성에는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유선 이어폰에 비해 완전 무선 이어폰의 숙명인 연결 불안정 트라우마를 이 녀석도 피해가진 못했는데, 다른 유사 제품들을 사용했었을 때 하루 평균 1~2회의 끊김 현상을 느꼈던 반면, Air로는 그보다 살짝 빈도가 더 높은 3~4회 정도의 끊김 현상이 발생했다. 한적한 실내 환경에서는 음악 감상에 전혀 이상이 없었으나 유동 인구가 많은 장소에서는 높은 확률로 튐 현상이 발생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배터리는 스펙 상으로 최대 3시간 음악 연속 재생되며 체감적으로는 2시간 30분~3시간 정도. 대기 배터리 타임이 의외로 길지 않은 느낌이라, 사용하고 있지 않을 때에는 꼬박 꼬박 케이스에 잘 넣고 틈틈이 충전을 놓치지 않기를 권한다. 케이스에 탑재된 충전 단자는 USB-C다.

 

 

요약하면 crazybaby Air는 매우 개성 있는 디자인과 귀에 쫙 붙는 편안한 착용감, 풍성한 저음 위주의 음색에 방수 기능까지 갖춘 완전 무선 이어폰이다. 아쉬운 점이 조금씩 보이긴 하나 특유의 매력이 있어 음악 감상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만하다. 귀가 아프지 않은 편안한 완전 무선 이어폰을 찾고 있는 저음 덕후라면 한 번쯤 고려해봐도 괜찮은 제품. 가격은 21만9천 원. 현재 pick에서 런칭 할인가 17만5천 원에 구매할 수 있다.

 

 

장점
– 디자인이 마치 미래에서 만들어져 뚝 떨어진 것처럼 신비롭다.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다.
– 같은 류의 제품들 중에서 착용감이 가장 안정적이다. 크기가 작아 통증이 없고 부담도 없다.
– 저음이 매우 풍성하게 울리며 중∙고음역대도 묻히지 않고 무척 깨끗하게 표현된다.
– 전용 앱을 사용하면 이퀄라이저도 먹일 수 있다.
– 출력이 상당히 큰 편이다.
– 방수 기능도 든든하다.
단점
– 볼륨 조절이 세밀하지 못하다.
– 전용 앱의 로딩 속도가 느리며, 재시작 할 때마다 딜레이가 길다.
– 배터리 타임이 타 제품들에 비해 살짝 부족하다.
미래지향적 디자인
독보적으로 편안한 착용감
저음역 부스트
중∙고음역대의 세밀도
애매한 배터리 타임
애매한 가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