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를 관통한 장난감 두 개를 꼽아보자면 액체 괴물과 피젯 토이(Fidget Toys)를 꼽을 수 있겠다. 전자는 국내에서 주로 인기를 끌었다면, 후자는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작년 피젯 큐브의 폭발적인 성공 이후 ‘피젯 토이’라는 분류가 생겼고 다양한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단순한 제품에서 시작해 이제는 심미성과 기능성을 두루 갖춘 ‘프리미엄’ 제품을 찾는 일도 어렵지 않다. 그리고 그중 눈여겨볼 만한 피젯 토이 하나를 손에 쥐었다. 무중력 오브제를 표방하는 GD피젯 스피너가 주인공이다.

 

 

피젯 스피너가 뭐길래

피젯(Fidget, 꼼지락거리다)과 스피너(Spinner, 회전장치)가 만난 피젯 스피너는 말 그대로 꼼지락거리면서 무언가를 반복적으로 돌릴 수 있는 장난감이다. 학창시절 습관적으로 볼펜이나 교과서를 돌려봤다면 이를 떠올려 보면 되겠다.

 

물론 피젯 스피너의 형태는 볼펜과 조금 다르다. 가운데 회전축을 중심으로 날개가 달린, 팽이와 비슷한 형태를 갖췄다. 회전축에는 주로 베어링을 넣어 회전력을 잃지 않고 오랜 시간 돌도록 설계했다. 두 손가락으로 회전축을 잡아 누르고 날개를 튕기면 ‘팽그르르’하는 소리와 함께 회전을 시작한다.

 

 

피젯 스피너를 왜 사냐고 묻는다면, ‘그냥’이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 이는 피젯 토이에게 따라붙는 숙명과도 같은 질문이다. 피젯 토이를 사는 이유는 딱히 없다. 그냥 만지고 놀려고. 이 이상의 답을 찾아낼 수 있을까?

 

피젯 스피너를 비롯한 피젯 토이를 판매할 때, 주로 ‘심신 안정’, ‘집중력 향상’, ‘주의력 상승’과 같은 세일즈 포인트를 들이민다. 그러나 이런 효과는 학술적인 근거가 있는 내용은 아니다. 그리고 그게 반드시 피젯 스피너일 필요는 없다. 꼼지락거릴 수 있는 볼펜, 책, 스위치 어떤 것이든 상관없다.

 

결국, 피젯 스피너를 고르려면 얼마나 재미있게 가지고 놀 수 있는지가 첫째요, 그 이상의 기능을 갖추고 있는지가 둘째라 하겠다. 그리고 GD스피너는 이 두 조건을 비교적 훌륭히 충족했다.

 

 

그냥 피젯 스피너와는 다르다, 피젯 스피너와는!

GD스피너를 꺼내면 생각보다 묵직한 무게에 놀란다. GD스피너 본체가 강철로 이뤄진 덕분이다. S45C는 순철(Steel)에 탄소(Carbon)를 평균 0.45% 함유한 탄소강으로 기계구조용 재료로 쓰일 정도로 신뢰도 있는 재질이다.

 

쉽게 손상되지 않는 내구성을 갖춘 재질에 다시 한번 테프론 코팅을 해 녹이 스는 것을 막았다. 이렇게 묵직하면서도 신뢰감 있는 바디는 크기를 줄이면서도 도는 시간을 늘릴 수 있다.

 

 

바디에는 메탈키가 박혀 무게 중심을 잡아주면서 가운데 있는 회전축인 베어링을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다시 이 메탈키는 네오디뮴 자석으로 고정한다. 자석으로 고정하니 제대로 고정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은 금물. 바디 역시 자석으로 고정되므로 이 모든 부속이 단단하게 고정된다.

 

그리고 자석으로 고정하면 다른 이점이 있다. 제품의 무게 균형이 균일하게 된다. 다른 피젯 스피너는 무게추를 접착제나 프레스를 통해 삽입하는 과정을 거친다. 문제는 이 과정이 언제나 같은 결과를 가져오진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어떤 스피너는 잘 돌고, 어떤 스피너는 잘 돌지 않는 ‘뽑기’에 신경 써야 한다는 문제가 생긴다.

 

하지만 GD스피너는 이런 문제에서 자유롭다. 성인 남성 기준 최소 2분 이상은 놀릴 수 있는 안정된 성능을 갖췄다. 또한, 설사 떨어뜨리더라도 충격이 분산되고 성능의 변화가 크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부품별 분리가 쉬우므로 커스터마이징이 쉽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부분별 만듦새도 뛰어나다. 특히 회전의 중심을 담당하는 베어링은 최고급 세라믹 볼 베어링 689 제품을 썼다. 세라믹 베어링을 선택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기본적으로 베어링 볼에 들어간 세라믹이 철보다 가볍다는 이점이 있다.

 

볼이 가벼우면 베어링이 회전할 때 외부에 작용하는 원심력이 줄어들고, 이는 다시 볼이 구르는 마찰력을 줄인다. 다시 말해, 베어링 회전 속도가 빠르고, 적은 에너지로도 일정한 속도를 유지할 수 있다. 또한, 강도가 철보다 강하고 내열성도 뛰어나 변형이 쉬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이런 요소가 모두 어우러져 GD스피너는 기존 피젯 스피너와 다른 느낌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제조사의 설명. 세라믹 베어링이 돌아가는 특유의 소리와 손끝에 전달되는 미묘한 회전감이 이른바 ‘손맛’을 선사한다고 한다.

 

 

GD스피너를 손에 쥐고 손으로 튕기며 돌려봤다. 한 손으로 고정하고 날개를 다른 손으로 젖히는 투 핸드 방식과 엄지와 검지로 고정하고 중지와 약지로 튕기는 원 핸드 방식으로 GD스피너를 돌릴 수 있다. 단순히 개성 강한 모양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손으로 돌리기 편하게 설계됐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더 많은 모양이 있다고 하지만, 튕기기도 좋고 모양도 예쁜 건 배트맨 모양과 수리검 모양의 스피너다. 절묘하다 싶을 정도로 손이 닿는 부분이 마련돼 한 손으로도 쉽게 스피너를 돌릴 수 있다.

 

살짝 싸늘하면서 묵직한 강철 재질의 느낌, 그리고 손으로 튕길 때 손끝에 닿는 미묘한 잔진동은 묘한 기분이 든다. 의식하지 않을 때, 무심코 손이 간다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볼펜 돌리기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조금 더 편리하고, 조금 더 재미있다는 게 GD스피너의 장점. 일주일 넘게 돌리며 개인 기록은 아직 4분 대를 넘지 못했다.

 

 

무중력 오브제의 세계로

이제 피젯스피너를 넘어 조금 다른 차원에서 접근해보자. GD스피너는 Zero-G 무중력 거치대와 만나 오브제로 활용할 수 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분리. 스피너의 손잡이 부분을 돌려 베어링만 남기고 분리한 후 구슬 너트를 연결해야 한다.

 

 

구슬 너트를 연결하면 피젯스피너의 회전력을 이용해 팽이처럼 돌릴 수도 있다. 팽이는 시간과 장소를 아우르는 장난감인 만큼 팽이처럼 돌리는 즐거움도 찾을 수 있다. 또한, 다른 액세서리인 듀얼 팽이용 볼트를 이용하면 스피너 두 개를 한꺼번에 연결할 수 있다.

 

 

이 끔찍한 혼종은 도대체 누가 만들었단 말인가…. 상당히 난해한 모습이지만, 색다른 느낌이다. 다만 보기보다 돌리기가 쉽지만은 않다는 걸 유의하자.

 

 

구슬 너트를 연결해 빙글빙글 돌리다 보면 그래도 뭔가 아쉽다. 피젯스피너만큼의 회전력도 아니고, 도는 시간도 뭔가 아쉽다. 이는 구슬 너트가 바닥과 닿아 생기는 마찰력 때문이다. 이게 아쉽다면 이제 무중력 거치대의 차례다.

 

 

무중력 거치대는 GD스피너와 마찬가지로 강철 재질에 자석을 이용한 조립으로 묵직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이 든다. 무중력 거치대를 이용해 GD스피너를 돌리는 방법은 단순하다. 거치대에 얇은 쇠막대를 붙이고 그 아래 GD스피너를 돌려서 붙이면 된다.

 

각 부품은 자력으로 단단히 붙으니 자연스럽게 갖다 대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이렇게 붙으면 뭐가 달라질까? 앞서 말한 바닥과의 마찰력을 최소화할 수 있다. 팽이 형태의 GD스피너 회전축 위에는 스피닝 가이드 빈이 도는 범위를 조절한다.

 

그뿐만 아니라 회전축을 자력으로 끌어당기므로 여기서 생기는 인장력이 팽이와 거치대 바닥의 접점을 최소화할 정도로 끌어당긴다. 그 결과 마찰력과 중력이 최소화되고, 팽이가 저항 없이 오랫동안 돌 수 있다. 다만, 최적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지점은 정말 미묘하므로 열심히 시행착오를 거치며 그 지점을 찾을 수 있도록 거치대를 조절해야 한다.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이다.

 

 

아예 공중으로 띄워도 손으로 돌리는 스피너보다 오래 도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요령이 붙으면 최대 20분까지 돌릴 수 있다고 한다. 아직 10분의 벽을 넘진 못했지만, 5분 이상은 쉽게 도전할 수 있었다. 같은 자리에서 빙글빙글 도는 팽이, 이를 멍하니 보는 즐거움은 GD스피너가 ‘무중력 오브제’로 재탄생하는 순간이다.

 

피젯 스피너 자체의 필요성은 글을 쓰는 지금까지도 고개를 갸웃하게 되지만, 이왕 피젯 스피너를 쓸 거라면 만듦새가 좋은 제품을 고르는 게 낫다. 리뷰를 위해 쉽게 구할 수 있는 저렴한 제품을 잠깐 써봤지만, 프리미엄 제품이 프리미엄인 이유가 분명히 있다. 피젯 스피너를 고를 때 ‘손맛’ 좋은 제품, ‘만듦새’ 좋은 제품을 찾는다면 GD스피너가 괜찮은 선택지가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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