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Coding)

 

 

이 말만 들어도 마음이 무거워지고, 머리가 아파져 오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코딩교육 때문이다. 내년 2015 개정 교육과정 도입으로 중학교와 초등학교에서 단계적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이 의무화되면서 코딩교육에 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낯선 개념인 ‘코딩’에 관한 정보를 구하기는 사교육 시장을 빼곤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 ‘프로그래밍’이라고도 불리던 코딩은 ‘컴퓨터 언어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을 뜻한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검은 화면에 글씨만 가득 뜬 화면만 생각하기 쉽지만, 막상 코딩은 생각보다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코딩을 ‘놀이’처럼 즐길 수 있다면 더 쉽게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코딩과 놀이를 결합한 스마트디바이스 ‘대시앤닷’을 통해 코딩에 친숙해질 수 있는 공간 ‘로보랑 코딩 놀이터’가 있다는 소식에 직접 프로그램을 체험해봤다.

 

 

“어… 뭐부터 하면 되죠?”

탁트인 공간에 작은 축구장, 켜켜이 놓인 빈백… 로보랑 코딩 놀이터의 첫인상은 작은 체육관 혹은 놀이터 같았다. 그러나 이내 다른 체육관이나 놀이터와 다른 점이 있다면 곳곳에 코딩 관련 어린이 서적과 스마트디바이스가 놓여있다는 점이었다.

 

 

이미 얼리어답터에서 소개한 Sphero 스타워즈 드로이드나 SKT에서 출시한 스마트로봇 알버트 등 코딩 교육과 관련 있는 다양한 로봇이 진열돼 있다. 대시닷 말고도 다른 기기도 만져볼 수는 있으나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은 대시앤닷이다.

 

대시앤닷은 미국 원더워크샵에서 개발·출시한 교육용 코딩 로봇이다. 움직일 수 있는 대시(Dash)와 머리만 있는 닷(Dot)으로 구성된 대시앤닷은 현재 전 세계 46개국, 8,500개 이상 초등학교의 코딩 수업용 교구로 활용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했다. 다양한 대시앤닷 사이에서 아동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무엇부터 해야 하냐는 에디터의 질문에 ‘뭐든지 해도 된다.’는 답이 돌아왔다. 코딩은 주어진 문제를 풀잇법에 맞게 푸는 게 아니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무엇부터 해야 하냐’는 질문은 기존의 문제 풀이형 학습에 익숙해진 어른의 전형적인 질문인 듯해 부끄러웠다.

 

미취학 아동부터 찾는 곳이라 처음 방문하면 약 30분 동안 대시앤닷을 움직일 때 방향과 조작하는 법 정도를 간단히 설명한다고 한다. 회원에 등록하면 카드를 만들고, 앱에 있는 과정을 하나하나 밟을 때마다 스티커를 찍어준단다.

 

 

취재 중 방문한 아동은 능숙하게 빈백을 가지고 앉아 태블릿으로 대시앤닷을 조작하는 데 심취해 있었다. 스스로 문제를 풀어보고 잘 안되면 앱과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조금씩 문제를 스스로 해결한다. 앱으로도 충분히 모든 내용을 익힐 수 있으나, 좀 더 다양한 체험을 위해 별도의 교재 또한 제작했다고 한다.

 

 

코딩으로 놀아보자

대시앤닷을 활용하려면 스마트폰 혹은 태블릿이 필요하다. iOS 혹은 안드로이드에서 Blockly 등을 검색하면 원더 워크샵에서 제공하는 대시앤닷 앱을 받을 수 있다. 주로 쓰게 되는 앱은 원더(Wonder)와 블록리(Blockly). 그리고 고(Go) 정도를 활용한다.

 

자일로(Xylo) 같은 앱은 전용 액세서리인 실로폰을 연결했을 때 주로 활용한다. 물론 어떤 앱을 쓰더라도 사용방법을 친절히 설명하기에 대시앤닷과 쉽게 익숙해질 수 있다.

 

 

기본적인 감을 익히고 간단한 모의 게임을 즐겼다. 고(Go)앱을 실행해 대시를 요리조리 움직여 축구를 즐겼다. 처음엔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지만, 금세 익숙해져 제법 명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

 

컨트롤이 조금 는 후에는 이리저리 장애물을 피해 움직이는 묘기 주행까지 마스터했다. 고 앱에서는 단순히 기기를 움직이는 것 말고도 머리 동작을 움직이거나 가슴에 있는 LED 색상을 바꾸는 등 다양하게 움직일 수 있다.

 

 

자신감이 붙어 대시앤닷의 ‘꽃’이라는 원더(Wonder) 앱을 실행했다. 원더 앱은 일종의 게임 앱이다. 간단한 게임을 통해 대시앤닷을 조작하는 법을 배우고 크게는 코딩의 기본 개념을 숙지할 수 있다. 방법 또한 간단하다. 대시앤닷의 움직임을 그림을 그리듯 올리고 이걸 선으로 이어주면 끝이다.

 

처음엔 앞으로 가서 LED를 켜고 안녕? 하고 인사하는 게 전부지만, 점점 복잡한 과제를 맡게 된다. 복잡한 함수부터 조건문까지. 어렵지 않을까 싶었으나 공부가 아닌 놀이로 즐기기에 아동이 재미있게 즐긴다고 한다. 초등학교 저학년 기준으로 6~7시간 정도면 게임으로 구성된 원더를 모두 클리어할 수 있다고 한다.

 

 

원더를 모두 마치면 블록리(Blockly) 앱을 이용해 좀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직접 짜볼 수도 있다. 블록리라는 이름처럼 ‘행동 블록’을 레고처럼 붙이기만 하면 그걸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 앞으로 30cm 이동 후 좌회전, 다시 30cm를 나가서 우회전…

 

로보랑 코딩 놀이터 내에 설치된 미로를 단번에 탈출하도록 이리저리 프로그램을 짜봤다. 프로그램을 실행하자 대시가 천천히 미로를 이동하기 시작한다. 무사히 탈출하자 이게 뭐라고 뿌듯한 성취감이 들었다.

 

 

실로폰을 연결해 자일로(Xylo)앱과 연결하면 원하는 노래를 대시가 직접 연주하게 할 수 있다. 공을 발사하는 런쳐(Launcher)는 특히 인기가 좋은 액세서리로 공을 3발까지 들고 다니면서 발사할 수 있다. 액세서리를 연결하면 프로그램을 더욱 다채롭게 구성할 수 있다.

 

 

마이크와 스피커로 소리를 인식하고 소리를 재생할 수 있는 기능, 다양한 색상의 LED를 통한 감정 표현 기능, 거리 센서를 이용해 주변 물체 및 동작 파악, 단축키 버튼으로 프로그램 사전 설정을 지원하는 기능은 모두 ‘어른의 시선’으로 봤을 때 대시의 훌륭한 점이다.

 

 

사실 코딩은 언어나 기술을 배우는 것보다 그 원리를 익히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소프트웨어 교육이 의도하는바 또한 아동이 프로그램을 짤 줄 아는 능력을 키우는 것 이전에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종합적 사고과정을 갖추길 기대하는 것이다. 그리고 대시앤닷은 이를 ‘놀이’로 풀어냈고, 그 시도는 꽤 성공적으로 보인다.

 

흔히 게임이 아닌 대상에 게임 플레이 기법을 적용하는 일을 게임화(Gamification)라고 한다. 그리고 대시앤닷은 이를 성공적으로 풀어냈다. 하지만 이 역시 어른의 시선에서 바라본 결과일 것이다. 아이들에게 대시는 그저 즐겁게 가지고 놀 수 있는 좋은 장난감 혹은 친구다.

 

 

아이들이 능숙하게 기능을 만들고, 문제가 있으면 스스로 점검 끝에 완성된 결과물을 내놓는 모습을 조용히 지켜봤다. 아이들은 대시앤닷을 통해 소프트웨어를 공부한다기보다는 문제를 독창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는 과정을 자연스레 체득한다.

 

로보랑 코딩 놀이터에서는 ‘선생님’이 상주해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에게 비계(Scaffolding)를 제공하는 조력자 역할을 한다. 하지만 반드시 조력자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필요하다면 학부모가 조력자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정도로 대시앤닷은 쉽고 간단하다.

 

소프트웨어 교육에 아직도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면, 아이들에게 이런 교구와 친숙하게 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어떨까? 외국의 학교현장에서 실제로 쓰고 있을 만큼 대시앤닷은 완성도가 높은 교구다. 대시앤닷이 코딩교육의 완벽한 답은 아닐지라도 이른바 ‘컴퓨팅적 사고방식’과 익숙하게 하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다. 그것도 즐겁게.

프로그램대로 딱딱 움직이면 을매나 재밌게요?
박병호
테크와 브랜드를 공부하며 글을 씁니다. 가끔은 돈을 씁니다.